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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봉준호 감독 2019년 작품 - 스포일러 리뷰 및 해석

by weare1001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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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기생충

이번 영화 기생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개봉을 했습니다. 
기생충은 개봉 전부터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영화의 장르조차 짐작하지 못했던 영화입니다.

 

- 기생충의 장르 변화

영화 기생충은 두 번의 장르 변화가 있습니다. 
초반 한 시간 동안은 완벽한 블랙 코미디 영화이고, 영화의 톤도 정말 즐겁게 웃으면서 관람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 내에서 어떤 시점을 계기로 영화의 장르는 서스펜스 영화로 바뀌게 됩니다. 
초반부터 영화는 이런 변화를 위해 정말 영리하게 서스펜스를 쌓아가다가 상상도 못하는 시점에서 터뜨리고 또 터뜨립니다. 
반전이 있는 결말이고, 중간중간 메타포도 많이 함유되어 있고,
특히 한국 사회를 한없이 현실적으로 관통하는 메시지가 영화의 중간중간 관객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습니다. 
런닝 타임이 짧은 영화는 아니지만 단 1초도 관객이 다른 생각을 못하게 긴장과 웃음, 흥미로운 이야기를 반복하며 관객의 긴장감을 조였다가 풀었다가를 끝까지 반복합니다. 
덕분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관람하게 되고, 최근 관람한 영화 중에 이렇게 영화의 힘을 강하게 느꼈던 적은 없었습니다.

 

- 기생충의 영화적 특징

배우들의 대사가 정말 맛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을 말로 구슬리는 장면이 진짜 멋집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좋습니다. 저는 조여정 씨의 연기가 정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여정 씨를 이야기하면 노출과 몸매가 좋은 배우로 기억하시겠지만, 고소영 씨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완벽한 아내의 연기로 드라마에서 멋지게 연기합니다.
기생충에서도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송광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 외에 장혜진 씨나 이정은 씨는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이름 있는 배우가 맡아서 화제를 모을 수도 있는 배역이지만, 이 두 분은 왜 자신들이 이 배역을 맡았는지를 영화에서 보여줍니다. 
모든 배역들이 함께 후반을 향해 달려가면서 연기력으로 서스펜스를 하나씩 쌓아가는데, 영화를 전부 관람하고 나서 다시 보면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 배역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영화 중간에 약간이라도 비중이 작았던 인물이 언급되면 그 사람이 누구였더라 하고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배역의 이름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들어갑니다. 기생충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완벽하게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고, 대사나 이름도 정확하게 들립니다. 
간혹 자막이 없는 영화에서 한국말인데도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15세 관람가인데 노출은 없지만 자녀와 함께 관람하신다면 아주 조금 민망할 수도 있는 부부끼리 할 수 있는 애정 행위 장면이 있고, 살짝 놀랄 수도 있는 잔인한 장면도 있지만, 15세 등급에는 아주 적절한 수위니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를 떠나 모두가 관람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기택의 가족은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합니다. 
대부분 올라갈 때는 기택의 가족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가 아니면 박 사장의 집으로 향할 때입니다. 
반대로 내려오는 장면은 무거운 음악과 어두운 분위기이고, 항상 그 목적지는 기택의 반지하 집입니다. 
이렇게 기생충은 정말 간단한 장치로 상승과 하강을 통해서 괴상하고 신랄하게 계급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합니다.

계단을 통해 나온 기택의 집은 좁고 길게 이어진 골목이 기다리고 있고, 박 사장의 집도 좁고 길게 이어진 골목을 지나서야 화려한 저택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골목 장면도 교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감독의 의도를 관객에게 전해줍니다. 
거실에서 볼 수 있는 넓은 정원이 있는 박사장의 집 반지아 거실에서 볼 수 있는 공터가 보입니다. 

매일 저녁 밥을 먹다가 기택의 집 창문에서는 노상 방뇨를 하는 술주정꾼을 쫓아내기 바쁘지만, 당연히 박 사장의 집에서는 이런 못 볼 꼴을 볼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박 사장의 집에는 매일 그들 몰래 똥,오좀 싸가면서 음식까지 몰래 먹는 바퀴벌레 같은 아니 기생충 같은 사람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는 친구의 도움으로 박 사장의 집에 고액 과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택의 가족은 기생충처럼 이들 가족에게 달라붙어 필요 없는 이들을 잘라내고 그 자리에 기태기 가족들이 자리 잡게 됩니다. 

여기서 보여주는 가족들 간의 호흡과 말만으로 박 사장과 그의 아내의 연결을 구슬리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마치 기택의 가족이 무슨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는 것처럼 대기업 높은 자리에 취업하는 듯한 기분이 들며, 이들의 성공과 함께 저도 즐거운 기분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박 사장의 가족이 다송의 생일 파티를 위해 집을 비우는 날, 기택의 가족은 박 사장의 집에서 파티를 하게 됩니다. 
이때까지 영화는 블랙 코미디 같은 장르를 유지하다가 여기서 비가 내리면서 서스펜스 장르로 방향을 틀어버립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때의 전환을 위해 영화는 초반부터 계속해서 불안함을 쌓아왔습니다. 

기택은 박 사장의 차를 운전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뒤를 돌아보며 이야기하고, 금방이라도 사고가 날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지만, 이 불안함은 교통사고가 아닌 다른 것을 위한 불안감입니다. 
기우는 박 사장의 딸 다예와 비밀 연애를 하고 있고, 기정과 기후의 학명, 그리고 이들이 가족이라는 거짓이 들키지 않게 이들은 아슬아슬한 기생을 하며, 언제 킬들지 모르는 불안감을 조성해 왔습니다.

 

- 기생충의 메타포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기태의 가족은 자신들 이외에 또 다른 기생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영화의 제목이 기생충이다 보니까, 영화에서 언급되고 보여지는 벌레들이 많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곱등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기택의 집에서는 바퀴벌레가 있었고, 박 사장의 집에는 바퀴벌레가 아닌 문광의 남편이 기생충처럼 기생하고 살고 있습니다.

잠시 문광의 남편 이야기를 하자면, 문광의 남편은 대만 카스테라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사채업자에게 쫓겨다니다가, 문광의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박 사장의 집, 숨겨진 지하 창고에 숨어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이 지하가 편하다며 이곳에서 태어난 것 같다고 말하는 문광의 남편은 박 사장을 위해 조명 등을 타이밍에 맞게 켜주고, 박 사장의 사진을 벽에 붙여놓고 찬양을 하는 등, 그가 이 집에 존재하고 있는 쓸데없는 존재의 의미를 상기시켜줍니다.

그리고 모스부호로 박 사장의 아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냈는데, 이때 다송이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영화에 나오지 않네요. 
아무튼 그가 살고 있는 지하는 기택의 집보다 더욱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하고, 그의 몸에서도 기택의 가죽처럼 지울 수 없는 지하의 냄새가 깊이 묻어 있습니다. 
기택은 이곳을 처음 봤을 때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냐며 놀라지만, 기택의 집에서 홍수가 났을 때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문광의 남편이 살고 있는 지하와 홍수로 물이 가슴까지 불어 있는 기택의 집 안 풍경은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계획보다 빨리 돌아온 박 사장의 가족을 피해 어두운 곳으로 도망을 다니는 기택의 가족들을 이들이 사람인지 바퀴벌레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줍니다. 
이런 은유적인 표현은 인물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 사장은 기택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연규도 박 사장에게 냄새 이야기를 들은 뒤 역시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다예는 유일하게 기태의 가족 중에 기후를 가장 사람답게 대하였고, 기후를 사랑하기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송은 인디언 더크이며, 스카우트 단원이라고 나옵니다. 
부유한 백인 집안, 아이들의 상징과 같은 컵스카우트 미국 개척 시대 때 기득권층에게 살해당하고 쫓겨났던 인디언들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한 설정들에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핸드폰도 잘리고 와이파이가 터지지도 않으면 연락도 할 수 없는 기택의 가족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가난에 대해서 단 한 번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애물단지 같은 선물이 들어오는데, 기후에 친구가 선물한 재물과 불을 가져온다는 산수경석입니다. 
충숙은 나중에 이 산수경석을 화장실에서 열심히 닦고 있었고, 나중에 홍수가 났을 때 자신들의 소중한 것을 들고 나오는 주민들처럼, 가족 중 유일하게 꿈이 있고 희망을 꿈꾸는 기우는 산수경석을 들고 나옵니다. 

이때 기우는 처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며 자신의 위치에 환멸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매번 집 앞에서 노상 방류를 하는 사람에게 강하게 경고 한 번 하지 않았던 기후이지만 기택에게 지하에 묶어놓은 사람들을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기택이 아무 계획이 없다는 걸 알고 처음으로 직접 돌을 들고 나서게 됩니다.

이성균은 영화에서 계속 선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서로 간에 선을 넘으면 안 된다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저는 봉준호 감독이 냄새를 이것에 대한 메타포로 사용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지하에 살았던 사람에게만 나는 특이한 냄새 불쾌하거나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알 수 없는 쾌쾌한 냄새.

그래서 마지막 이성균의 혐오감 표출에 기택은 참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바퀴벌레와 사람은 서로에게 혐오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기택이 박 사장을 죽이기 전, 박 사장이 문광의 남편을 보고 표출했던 혐오감 기택이 입장에서는 이때 바퀴벌레와 사람처럼 박 사장에게도 똑같은 혐오감을 느꼈을 겁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기택의 모스부호를 보고, 이제는 더 이상 기생충이 아닌 숙주로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박 사장이 살던 집을 사겠다는 허황된 포부를 밝히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기생충 영화에는 정말 많은 메타포와 여러 가지 표현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석의 방향도 다양하게 할 수 이런 해석에 대한 감상도 다양하게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스 때와는 다르게 이번 기생충의 설정과 장치들은 완벽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짜임새 있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분들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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